데스크칼럼-시의회는 민주당의 전유물이 아니다
홍성근 편집국장 hong@gjtimes.co.kr
'전유물'을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면 '혼자 독차지하여 가지는 물건'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그리고 이 단어는 대체로 부정적 이미지로 사용되고 있으며, 이면에 '혼자가 아닌 나눠서 고루 써야 옳다'는 역설을 내포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요즘 김제시의회의 돌아가고 있는 꼴을 보면 집행부를 감사하고 견제할 시민의 대의기관이라기 보다 민주당을 위한 기관이 된 느낌이다.
지난 7월 2일 의장단선거를 치른 제8대 김제시의회는 의장과 부의장, 3개의 상임위원장까지 모두 민주당으로 싹쓸이 했다. 지역구 12석 중 민주당과 민평당이 각각 6석으로 동수를 이뤘지만, 2석의 비례대표 의석이 모두 민주당에 돌아가면서, 민주당과 민평당의 의석이 8대 6으로 민주당의 우세속에 시작됐기 때문이다.
제8대 김제시의회 구성원을 보면 민주당은 3선 1명, 재선 2명에 5명이 모두 초선인 반면 민평당은 3선 2명, 재선 3명, 초선 1명 뿐이어서 관록으로 보면 민평당이 앞선다.
하지만 다수당의 횡포로 의장과 부의장, 3개 상임위원장으로도 모자라 부위원장까지도 모두 민주당이 독식했다. 민주당은 정확히 8명 모두 한자리씩 차지했고, 민평당은 빈털털이로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격'이 됐다.
원구성을 이렇게 일방적으로 구성하고도 온주현의장은 의장단선거 다음날 오전에 있었던 제8대 김제시의회 개원식에서 "김제시 발전과 시민을 위하는 일에 너와 나의 구분이 있을 수 없고, 책임 또한 우리 모두에게 있는 것이기에 동료의원님들은 당리당략을 떠나 상호 존중하는 마음으로 화합하고 공감하는 모습을 보여주시리라 굳게 믿는다"고 말해 기자로 하여금 실소를 감추지 못하게 만들었었다.
하지만 시의회의 민주당 독식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기자의 본격적인 지적질에 앞서 잠시 의장단 명단을 살펴보자. 의장은 온주현 의원, 부의장은 김영자 의원(마선거구), 운영위원장은 노규석 의원, 행정지원위원장은 비례대표 고미정 의원, 안전개발위원장은 유진우 의원이다. 의장단에서 빠진 나머지 3명은 오상민·이정자·정형철 의원으로 3명이다. 이들 3명은 뭘 하는지 보자.
지난달 있었던 우리시 올해 1회 추경예산과 내년도 본예산을 심사할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을 초선인 정형철 의원이 맡았다. 그리고 다음달 있을 행정사무감사를 위한 행정사무감사특별위원장은 이정자 의원이 선임됐고, 부위원장은 오상민 의원이 맡았다.
새내기 초선의원이 특위위원장에 부위원장까지 모두 독식하는 동안, 3선 2명과 재선 3명의 의원을 보유한 민평당에는 비중있는 단 한자리도 허락되지 않는 철저함이 김제시의회를 감싸고 있다.
예산결산위원회는 '우리시의 예산이 시민의 삶의 질 향상과 선진교육 창달에 꼭 필요한데 쓰여지는지 여부와 잘못 쓰여진 부분에 대한 지적을 통해 시민을 대표하여 시의 재정운영을 감시하는 것을 가장 중요한 소임으로 하고 있다'고 시의회 스스로 홈페이지에 예결특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시의회는 예결위원 전체 7명 중 5명을 초선으로 구성했다. 예결위원의 70%가 초선이고 예결위원장까지 초선의원으로 선임한 것은 납득이 되지 않는 대목이었다. 시의회의 최대 역할인 예산심사가 제대로 이뤄지려면 이번 예결위는 재선이상이 참여했어야 옳았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이번 1회추경은 꼼꼼한 심사가 이뤄지지 못했고, 삭감되어야 마땅한 많은 예산들이 승인되는 참사를 낳았다.
하지만 민주당의 욕심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행정사무감사특위까지 위원장과 부위원장을 모두 민주당 초선으로 앉혔다.
행감은 시 행정 전반에 대한 종합적이고 면밀한 감사를 통해 자의적이고 위법·부당한 행정처리를 통제하고, 시민생활에 불편을 주는 불합리한 관행 등을 개선하며, 행정에 대한 평가와 방향 및 대안을 제시함으로서 시정을 보다 효율적이고 합리적으로 개선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따라서 이제 100여일밖에 되지 않은 초선의원에게는 당연히 버거운 자리일 수 밖에 없다. 그간 수차례의 의원간담회와 안건심사 등에서 나타났지만, 초선의원들은 아직 배우는 단계이기 때문에 시의회 본연의 기능과 진정한 김제시의 발전을 위해서 전반기에는 재선이상의 의원이 각종위원장을 맡는 게 타당하다.
<김제시의회 의원 윤리강령>을 보면 "김제시의회 의원은 시민의 대표로서 양심에 따라 그 직무를 성실히 수행하여 시민으로부터 신뢰를 받을 수 있도록 의원의 직무를 다하겠다"면서 준수하여야 5개 항의 윤리강령을 정하고 있다. 그 중 2항에는 "시민을 위한 봉사자로서 오직 시민의 복리증진과 시정발전을 위하여 공익우선의 정신으로 성실하게 직무를 수행하며, 사익을 추구하지 아니한다"고 되어 있고 4항에는 "의회의 구성원으로서 상호간에 기회균등을 보장하고 충분한 토론으로 문제를 해결하며 적법절차를 준수함으로써 의회가 건전한 지방자치의 장이 되도록 노력한다"고 적시하고 있다.
'공익 우선'은 무엇이며, '의회 구성원 상호간 기회균등 보장'은 무엇인가? 이러고서도 의회가 건전한 지방자치의 장이 될 수 있는가? 최소한의 양심이 있다면 시의원들 스스로 자문해보라! 기자가 칼럼을 쓰고 있는 이 시간, 우리시의원들은 북유럽 4개국 순방을 위한 첫걸음으로 모스크바공항에 도착하고 있겠다. 대부분 관광성 일정이지만, 나름 "우수 선진시설 방문을 통해 우리시 실정에 맞는 대안을 찾고 생산적인 의정활동에 도움을 얻기 위함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는게 그들이 매년 해외 '관광'인지 '연수'인지를 떠나는 이유다.
선진국의 미술관을 보고, 공원을 보고, 왕궁을 보고, 성당을 보고 부질없는 삽질만 배워오지 말고, 그들이 왜 선진국인지 그 진정한 이유를 배워왔으면 좋겠다.
홍성근 기자 hong@gjtimes.co.kr
http://www.gjtimes.co.kr/news/articleView.html?idxno=29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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