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행사

모과꽃/도종환

똘물사랑 2021. 4. 10. 06:36

모과꽃/도종환

 

모과꽃처럼 살다 갔으면

꽃은 피는데

눈에 뜨일 듯 말 듯

 

벌은 가끔 오는데

향기 나는 듯 마는 듯

모과꽃처럼 피다 갔으면

 

빛깔로 드러내고자

애쓰는 꽃 아니라

조금씩 지워지는 빛으로

 

나무 사이에 섞여서

바람하고나 살아서

있는 듯 없는 듯